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뉴미디어(2016), AI(2017)

[2017.09 독후감] '로봇시대, 인간의 일'을 읽고

PinotNoir 2022. 5. 19. 14:07
  • 클럽명: AI
  • 클럽장: 감동근

2017년 9월 모임책


작년 봄, 이세돌과 알파고의 역사적인 바둑 대결의 열기 때문인지 문외한인 나조차 한층 인공지능이란 존재에 놀라움과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이 책의 저자가 '로봇 시대, 인간의 일' 강연회를 연다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찾아가게 되었다. 

 

저자가 기자여서 그런지 글은 상당히 잘 쓰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몇몇 분들이 독후감을 통해 지적하셨듯 만약 해박한 전문가의 지식과 소양을 기대했다면 이 책은 실망스러울 법하다. 내가 참석을 했을 때도 이 책은 교양서나 입문서로서 일반 대중에게는(또는 초보자에게)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실 그 점이 이 책이 유명해지고 널리 추천을 받은 이유다. 쉽고 안내서 역할을 하기에 딱인. 또한 저자 자체가 문과(그것도 철학) 베이스를 깔고 있어서 상당히 추상적이면서 애매하다. 똑 떨어지는 답을 예상했다면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법한 책이다.

 

이 책의 부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에 대한 답을 제시하듯 마지막 장 '디지털 문법'에서 저자는 이렇게 메리 올리버의 말을 인용하며 마친다. "이 우주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물이 주어진다. 사랑하는 능력과 질문하는 능력. 그 두 가지 선물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불인 동시에 우리를 태우는 불이기도 하다."

 

다분히 문과적이면서 노(no)답스러운 얘기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인공지능과 기계에 더욱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만큼, 다른 한편으로는 무엇이 불완전하고 인간다운 점인지를 우리가 생각해보는 움직임 또한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이제까지 동물, 또는 외계인 같은 존재를 통해 스스로를 구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만든 더 완벽하고 무결점의 로봇으로 인해 한계와 가능성 또한 치열하게 고민해보는 시대에 접어든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