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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 독후감] 우연했던 이태원 프리덤 에어비앤비가 준 교훈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기타(2016-2022) 2022. 3. 8. 23:21
트레바리 클럽명: 차린 건 별로 없지만
클럽장: 손수현
2022년 2월 책
지난달, 이태원의 공유 오피스에서 퇴근하는 시간이 늦어져 에어비앤비 당일 예약을 했다.
어차피 그 시간대는 택시를 잡기도 어렵고, 비용도 비쌌기 때문에 이럴 거면 아예 안전하게 근처에서 1박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코로나 이전부터 트레바리 멤버들과 연말 파티를 한다거나 등으로 종종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일이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 조금 달랐던 점은, 그게 평일 이태원이었다는 점이다.
이태원 역 근처의 번화가가 아니라 가구 거리가 있는 걸어서 10분 거리의 숙소였는데 거리에 불도 거의 없고 길도 요즘엔 보기 드문 상태였다.
그래서 짧은 거리임에도 잔뜩 긴장하고 일부러 대로변으로 가급적 빙 둘러 걷고 계속 주변을 둘러보며 빠른 걸음을 유지했다.
숙소 자체도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보폭이 좁고 엘리베이터도 없어 계단으로 올라가며 예약한 게 잘한 짓인지 스스로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 도착해서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너무나 포근하고 아늑한, 그러면서 널찍한 (이 정도 사이즈는 이 가격에 구하기 어렵긴 하다) 거실과 방이 딸린 신세계가 펼쳐졌다.
이태원 프리덤 에어비앤비 건물과 방 자체의 상태는 열악했고, 방음도 약해 주변 소음도 다 들릴 지경이었지만 집주인의 센스가 다 커버하는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방 보온도 따뜻하고 (뜨끈뜨끈 온돌같았음) 침구도 포근해서 긴장이 이완되며 꿀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에 느낀 이태원은 전날 밤보다는 안전한 느낌이었다.
한국인데 한국같지 않은 이국적인 맛집들이 바로 앞에 위치해있어서 마치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번에 퀴어 분의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 에피소드를 읽고 문득 이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다소 이국적이었고, 처음엔 이질적인 기분도 든 게 사실이었는데 이 구역이 퀴어 분들에게 '그나마' 안전한 보금자리가 된다니 조금 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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