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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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 독후감] 찰나의 꿈과 같은 인생을 살다 간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7. 30. 14:00
클럽명: 극극 도서명: 이 爾 김태웅 희곡집 1 (by 김태웅) 1. 책을 사두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말고 책 후반부에 실린 또 다른 김태웅 작가의 '불티나'를 먼저 쓱 읽어봤는데 작품성이나 인물상이(특히 여성)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임에 참여하고 독후감을 쓰긴 해야 할 것 같아 오늘 퇴근하고 집에 와서 책을 펼쳤다. 여전히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채로. 2. 막상 다 읽으니 울컥하고 뭔가 마음속에 올라온다. 10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16개의 씬들로 이루어진 극인데 잊고 있었던 여러 감정들이 교차했다. 공길, 장생, 연산의 인생이 슬프기도 하고, 그들의 각자 처한 상황에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 표지 뒷면에도 보이듯 각 인물 세 명의 하이라이트 대사가 그들의 갈등과 가치관을 보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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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 독후감]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고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5. 31. 12:30
클럽명: 극극 도서명: 세일즈맨의 죽음 (by 아서 밀러) 1. 아서 밀러의 희곡은 두 번째다. 학부 때 '시련(더 크루서블)'을 희곡 수업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그때 밀러가 시대상을 잘 다루는 작가라는 느낌을 받았다. 세일럼 마을에서 벌어지는 마녀재판을 통해 더 큰 울림과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면서 현재에도 우리 주위에 그런 일이 자행되지 않는지 주제의식을 던져주는 지적인 작가. 2. 반면 '세일즈맨의 죽음'은 더 유명함에도 제목 때문인지 여태까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작품이다. 그러다 이번에 '극극'을 통해 큰맘 먹고 읽어보게 되었다. 짧은 극이고, 24시간 동안 일어나는 설정이며, 등장인물도 10명 남짓하다. 한 중년 남성의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며,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대사를 통해 다루다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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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 독후감] 우리 모두 노라가 아닐까?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5. 31. 12:15
클럽명: 극극 발제자: 피노누아 도서명: 인형의 집 (by 헨리크 입센) 1. 발제자의 고백 내가 발제를 하고서도 사실을 말하자면, 이 책에 크게 공감을 하지 못했다. 나는 희곡을 좋아했고, 학부 때 수업도 들었고, 그러다 '극극'에 들어와 3월 발제 책에 투표를 부쳤을 뿐이다. 그런데 책을 추천하려고 보니 희곡으로 되어 있는 작품 중 마땅한 게 없었다. 너무 우울하거나 마이너하거나. 그러다 문득 생각난게(뙇)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이었다. 그래도 유명한 작품이니 주제 의식이 투철하거나 대단한 갈등이 있거나 할 줄 알았다. 노라라는 캐릭터가 대단히 멋있고, 부당한 체제에 불응해 독립을 선언하며 집을 뛰쳐나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과 너무 달랐다. 그래서 나조차 독후감을 쓰기 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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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독후감] 파멸행 열차를 탄 자매의 인생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5. 23. 13:45
클럽명: 극극 도서명: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by 테네시 윌리엄스) 학부 때, 영문학과 동기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CD를 구워 내게 준 적이 있다. 같은 수업을 듣지 않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왠지 느낌이 심오하고 어두울 거 같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극극 시즌에 한번 놀러 갈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처음으로 한번 읽어보았다. 소감을 말하자면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한다. 번역자의 능력인지는 몰라도 문학적으로 잘 쓰였다는 인상을 받는다. 공간과 명칭의 상징성이나 인물들 간의 대화에서 센스 같은 게 절로 느껴진다. 시대를 고려했을 때, 다른 작품들보다 한결 탄탄한 구성과 갈등구조, 그리고 입체적인 인물을 그리고도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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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 독후감] 우월감으로 인한 환상의 비극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5. 19. 14:02
클럽명: 극극-블루 몇 년 전, 우연히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연으로 나오는 M. 나비 영화를 보고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너무나 비극적인 이 이야기에 공감과 이해가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어떻게 그렇게 극을 보고 성별을 의심하지 않은 채 사랑에 빠질 수 있었는지, 더군다나 무대 밖의 그 사람과 만나면서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믿고 오랫동안 속아 넘어갈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사랑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한 순간이라도 궁금해하지 않은 점 또한 공감하기 어려웠다. 다만, 퇴폐미의 상징(?)과도 같은 제레미 아이언스라 그런지 뭔가 몽환적이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캐릭터와 스토리에는 정말 잘 어울렸다. 그래서 그나마 이 이상한 사랑도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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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독후감] 그렇게 무심히, 봄날도 사랑도 간다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5. 19. 13:46
클럽명: 극극-블루 학창 시절 김윤아를 좋아했어서 그녀의 '봄날은 간다' OST를 즐겨 듣곤 했는데 영화는 이번 모임을 위해 처음 보게 되었다. 개봉한 지 16년이 지나 처음 보고,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어느 정도 겪은 입장에서의 소감은 웰메이드 영화다. 배경, 음악, 유지태와 이영애의 아름다운 젊은 시절 모습도 좋았지만 특히 시나리오적인 측면에서 잘 쓰였다. 첫사랑을 앓는 순수한 청년 상우 역에 유지태가 잘 연기를 해서 그런지 '젊은 상우의 슬픔'을 담담하면서 절제되게 보여준다. 상우의 사랑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무렵 시작되어 가을로 접어들면서 끝난다. 은수와 관련된 음향 일도 그만두고 폐인처럼 살던 추운 겨울을 지나 봄에 다시 자신을 찾아온 은수를 마주하지만 '떠난 버스와 여자는 잡지 말라'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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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독후감] 차갑지만 따뜻한 도시, 서울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5. 19. 13:10
클럽명: 극극-블루 서울,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서울살이'를 소재로 한 연극이나 뮤지컬을 내가 이제껏 본 적이 있었나. 문득 돌아보니 없었다. 내 경험 상 발견하지 못한 걸 수도 있지만 그만큼 드문 소재인 것 같다. 서울에서 태어나 거의 평생을 살아온 내 입장에서는 이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낯설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나에게는 서울이 아닌 장소에서 사는 게 더 새로웠다. 그렇기 때문에 내 흥미를 끌었던 건 왜 이 소재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빨래'라는 뮤지컬로 무대에 올라가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극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좋은 대본과 좋은 넘버(음악)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보편적인 일상 소재의 강력한 힘을. 이 극을 본 다음에 서울에서 살아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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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 독후감] 다채롭고 현실감 있는 동시대 희곡의 매력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극극(2017-2019) 2022. 5. 18. 18:47
클럽명: 극극-블루 솔직히 '동시대 미국 대표 희곡 선집'을 읽으면서 놀랐다. 왜냐하면 인물들도 하나하나 너무나 입체적이면서 갈등도 다양한 데다 같은 시대라 그런지 문화와 언어는 다르지만 공감대가 확 와닿았다. 무엇보다도 대사가 전혀 이질적으로(번역투라든가) 느껴지지 않아서 이게 원작 자체가 잘 쓰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저자가 번역을 잘했는지 궁금해졌다. 희곡을 학부 때도 강의를 들었고, 전공 수업에서 1인극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의 경험이 좋았던지 미국 교환학생을 가서는 '연기(acting)' 수업도 들었다. 그리고 영어로 독백, 2인극, 3인극 등도 다양한 학생들과 짝을 이뤄서 호흡을 맞춰보기도 했다. 그때도 미국의 유명한 현대 작품들을 주로 다뤘는데 이번 희곡에 나온 작품들이 더 강렬하고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