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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 독후감]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낼 것인가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음악의힘-경청(2018-2021) 2022. 5. 5. 03:11
- 클럽명: 음악의힘-경청
- 클럽장: 조은아
2019년 3월 모임책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음악에서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로 오독했다. '들어낸다'는 익숙지 않은 번역투 때문이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원제는 'What to listen for in music'이었다. 번역자가 우리말로 옮길 때 어떤 점에서 고민을 했는지는 알겠는데 조금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냥 간단히 음악을 듣는다고 할 때 왜 'hear'가 아닌 'listen'을 쓰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코플런드는 작년에 우연히 소개를 받아 알게 된 미국 현대 작곡가인데 딱 조금만 들어보았을 때도 스케일이 크면서 너무 난해하지 않고 근대 작곡가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멜로디였다. 그런데 작곡만 잘하는 줄 알았던 그가 이런 훌륭한 작가이기까지 하다니!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신선한 놀라움을 받았는데 꽤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이번 시즌에서 세 번째 도서인데 앞의 도서와 일맥상통하면서, 전작들에 비해 구체적이고 꼼꼼해 무척 도움이 되었다. '그가 사랑한 클래식'은 다소 고압적인 저자의 자세와 어조가 아쉬웠고, '음악의 기쁨'도 너무 대가들끼리 '그들이 사는 세상'같아 공감이 안 가는 면도 있었고 또 대담을 그대로 옮겨 내용적인 면에서 갈증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낼 것인가'는 음악적 지식도 마치 경제학 서적처럼 크고 깊은 음악 세계의 거시적이면서 미시적인 두 가지 측면을 다 채운 거 같아 완성도가 높았다. 작곡가인 저자가 직접 음표로 시각화해서 하나씩 자세히 설명해주니 한눈에 들어와 이해도 쏙쏙 되었다. 여러 면에서 만족스러웠는데 그중 친절하면서 청자를 배려한 코플랜드의 유연한 사고에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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