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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 독후감] 방대하고도 깊은 인포메이션의 세계
    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뉴미디어(2016), AI(2017) 2022. 5. 19. 13:21
    • 클럽명: AI
    • 클럽장: 감동근

    2017년 11월 모임책


    두께부터 범상치 않은 책이었다. 6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 때문인지 외출할 때 들고 다니기도 어려운 데다 내용마저 쉽지 않았다. 부제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 히스토리’ 답게 스케일이 어마어마했고 거대한 산을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감수를 맡은 김상욱 교수의 도입부 ‘감수의 글’이 상당히 명쾌하게 책 내용을 요약 및 설명하고 있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미리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 제임스 글릭이 그 유명한 ‘나비 효과’의 원조였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도 되었다. 나 역시 글릭처럼 학부 때 문학을 메인으로 전공하고 전공 필수 과목으로 언어학도 조금 들었지만, 이공계 분야엔 영 잼병인데 진짜 사기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대학을 나왔다고는 하지만 학위로만 보았을 때나 기자라는 커리어를 감안하더라도 교양 과학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기란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쉽지 않은 일일 거다. 단순히 과학 지식이라면 당연히 미흡할 수 있겠지만 글릭은 집요한 연구력과 데이터, 그리고 인문학적인 지식으로 인류의 정보사를 정리해나간다. 이런 작업물 또한 앞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을 거라고 본다.

     

    인터넷의 발명과 SNS의 등장으로 개인이 접근 가능한 정보도 무궁무진해졌고, 사적인 정보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20세기와는 다르게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정보기술의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가 얼마나 됐을까.

     

    하지만 최근 드는 생각은 불필요한 정보도 그만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마치 엔트로피처럼) 더욱더 정보를 엄선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해지는 것 같다. SNS에 무슨 사진에 올라오고 어떤 댓글이 달리는 지도 궁금하고 또 서로 네트워크를 다지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거기에 소모되는 시간과 피로감도 상당하다.

     

    우리의 시간은 24시간으로 예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은 수십 배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며칠 보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 날 일도 많지 않다. 그러나 매일매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정보를 생산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있기에 그 대열에서 홀로 빠져나오기 어려워진 것 또한 사실이다. 앞으로 기계에 의해 큐레이션 받는 서비스가 더 늘어날 수도 있지만 개개인이 이 정보의 홍수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각자의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안목과 지혜를 길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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