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10 독후감]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를 읽고...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예술아(2016), 진진(2016-2017) 2022. 7. 30. 12:48
- 클럽명: 예술아
- 도서명: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를 읽고... by 황병기
2017년 10월 모임책
1. 독후감: 양장본에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살짝 부담도 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놀란 건 황병기 씨를 국악인으로만 알았는데 넓은 주제에 대해 글을 쉽게 잘 쓴다는 점이었다. 또 국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대중음악, 재즈,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었고 작곡가와 연주자 등 어찌 보면 저자와 같은 '음악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들려준다.
4부 동서 음악 산책에서 내가 미처 예상치 못한 '백남준'과의 에피소드가 비중 있게 등장해 참 흥미로웠다. 고전의 상징 같은 황병기와 새로움의 아이콘 백남준이라니! 그런데 같은 음악도 아닌 그 당시 새롭게 등장한 '비주얼 아트'라는 장르인 데다 기존의 다른 음악가들도 거부감을 느꼈던 전위음악 연주회도 황병기는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백남준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기꺼이 백남준의 모교 분향소에서 '침향무'를 고인을 추모하며 연주한다. 그 순간이 눈물이 났다고 회고하는 황병기의 글에서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같은 예술인으로서 백남준을 진심으로 아꼈던 마음이 느껴져서 왠지 나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2. 국악과 나 :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국악은 내게 여전히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대학교 때 교양 수업으로 '한국음악의 이해'를 들었는데 교수님이 치마 입고 다니는 걸로 유명한 괴짜 남자분이셔서 더욱 난해(또는 난감)해진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오래 흘러 그 수업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지금 잘 떠오르지는 않지만 뭔가 우리의 음악을 배워보려고, 좋아해 보려고 노력은 했던 것 같다.
그러다 2년 전쯤에 국악소녀 송소희를 TV로 알게 되었고 그녀의 무대를 좋아해 '불후의 명곡'이나 다른 무대에 그녀가 나오면 찾아서 보기도 했다. 그녀 자신이 노래를 잘하기도 하지만 뭔가 국악이라는 우리 것이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진 않는(쓰고 보니 왠지 "썸 타는" 것 같은ㅎ) 장르를 듣기 좋게 다가가는 역할을 한 것 같다. KT 올레 CF를 비롯해 각종 행사에 섭외되고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게 그녀에게서 그치는 게 아니라 국악에 대한 관심으로 조금은 이어진 것 같아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꼭 국악이 우리 소리라서, 좋아하고 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은 갖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황병기 씨를 비롯해 많은 국악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지금도 자신만의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이 있는 한 자연스레 대중에게 다가가고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고 자연스레 사람들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할 거다.
'트레바리 독후감(2016-2022) > 예술아(2016), 진진(2016-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01 독후감] 세상의 바보가 된 것 같은 (0) 2022.06.03 [2017.02 독후감] '성의 역사'를 읽고 (0) 2022.05.31 [2017.03 독후감] '삶의 격'을 읽고 (0) 2022.05.24 [2017.06 독후감] 왠지 머리가 아파지는 책 (0) 2022.05.23